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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쿠알라룸푸르 반딧불 투어(1) :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 바투 동굴(Batu Caves)Travel/19' Malaysia 2019. 7. 12. 12:44
비록 이번 여행의 목적이 답사이긴 했지만, 관광을 아예 빼놓을 순 없었다. 부모님께서 지난번에 태국 자유여행을 너무 힘들어하셔서 이번에는 안전하게 투어프로그램을 예약하기로 했다. 특히 나는 반딧불이를 보고 싶었는데, 위치가 개인이 찾아가기엔 좀 애매한곳이라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프로그램을 예약하기 전에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는데 국내 여행사에서 대부분의 투어프로그램이 오후 2시쯤 시작해서 반딧불이를 보고 KLCC의 야경까지 본 뒤 10시 반쯤 마감하는 스케줄로 거의 같았다. 가격도 대부분 성인 1명당 200링깃(약 60,000원). 따라서 후기를 보고 결정하고 싶었는데 블로그 광고 바이럴이 너무 많아서 결정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떤 여행사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으려한다.(혹시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성인 4명으로 예약하였는데 숙소앞으로 픽업을 하러 와서 이동이 편리해서 좋았다. 비수기 평일인데도 20명 넘는 인원이 예약을 했다는데, 나머지 인원들은 미니버스로 함께 투어를 하고, 우리 가족 4명과 혼자 여행온 대학생 1명과 가이드님 1명 총 6명이서 프라이빗 투어처럼 단촐하게 투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혼자 여행와서 모르는 가족여행에 낀 것 같이 되어버린 그 여행자분께 누가 되지 않으려고 최대한 배려하려고 했다.
2시 30분쯤 가이드 미팅을 마치고, 처음으로 간 곳은 국립모스크였다.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느낀건데, 국립모스크 사진 외관을 찍는걸 깜빡했다. 사진은 국립모스크가 아니고 국립모스크 바로 앞에 있는 옛 기차역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구 서울역인 문화역서울 같은 느낌. 이제는 KL 센트럴(Sentral)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실제로 기차역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슬람 종교시설이라 남자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없고, 여자들은 긴 하의와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여자들은 긴 후드가운을 입거나, 히잡을 빌려쓸 수 있는데, 나는 그냥 후드를 입는걸 택했는데 동생과 엄마는 히잡을 썼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햇빛이 뜨겁기 때문에 그늘에 벗어두고 가는 것이 좋다. 가이드님께서 어차피 더워서 오래 구경 못할거라면서 20분 남짓한 시간이 주어졌다.
국립 모스크니까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산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지 한글로도 안내가 붙어있었다.
중앙 기도실은 비무슬림은 입구에서 구경만 할 수 있었다. 사진촬영이 허락된다고 써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때, 동생에게 무슬림 여자분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히잡을 쓴게 너무 예쁘다고. 외국에서 여행하다보면 종종 불순한 의도로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순간 멈칫했는데, 여자분들이기도 하고, 설마 종교시설에서까지 그러겠나 싶은 마음과, 말레이시안들에 대한 신뢰가 순간의 의심을 사라지게했다.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동생은 나와 다르게 어딜가나 귀여움받을 타입인데 여기서도 그게 먹히나보다.
밑에서 올려다보던 테라스로 나와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에 입고있는 후드가 모스크에서 빌려주는옷이다. 꽤 두께가 있는데 머리카락을 가리기 위해 모자까지 써야해서 너무 더웠다.
생각보다 모스크 내 룰이 많이 엄격하지 않아서, 브이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던가 하는 것은 모두 허용되지만, 가이드님은 되도록이면 다른 종교를 의미하는 것 처럼 비춰질 수 있는 손동작등은 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하셨다.
도시임에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덕분에,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가시거리가 정말 멀다. 덕분에 KL타워도 선명히 보였다.
20분 남짓 모스크 구경을 마치고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해서 두 번째 목적지인 바투 동굴에 도착했다.
이곳은 힌두교 성지인데, 이동하면서 가이드님께 간단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작년 싱가폴 여행 이후로 알록달록한 힌두교 사원들이 참 좋았는데, 힌두교 성지까지 오게 되다니 감개무량이다.
알록달록한 계단 덕분에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 이곳에서 꼭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기고 싶었는데 아뿔사, 필름이 다 떨어졌다. 모스크 이후로 투어 내내 폴라로이드는 한 장도 찍지 못했다. 젠장.
동굴로 가는 계단 초입에서 온통 금으로 만들어졌다는 힌두신의 상은 정말로 웅장했다.
계단을 오르는 길에 아무렇지도 않게 원숭이들이 있다. 먼저 사람을 해치진 않지만, 먹을걸 가지고 줬다가 뺏는다던가 하는 장난을 하면 물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다리가 후들거려 난간을 잡고싶은데, 원숭이들이 계속 난간을 왔다갔다 해서 난간을 잡기도 어려웠다.
한참을 오르다가 뒤를 돌아봤는데 높이가 아찔하다. 여자들의 경우 짧은 옷을 입으면 다리를 가리는 긴 천을 두르고 계단을 올라야하는데, 밟혀서 넘어질까봐 손에 땀이 났다. 나는 롱스커트를 입고갔는데 길이가 좀 애매해서 처음에는 두르고가다가 나중에는 두르지 않았다. 롱스커트도 밟힐 위험이 있으니 가능하면 냉장고바지 같은 것을 입고가면 제일 좋을 것 같다.
바투 동굴을 오르는 계단은 세 부부으로 나뉘어져있는데, 가장 왼쪽은 과거를, 중앙은 현재를, 오른쪽은 미래를 의미한다고 한다. 오를 때는 왼쪽의 계단으로, 내려올 때는 오른쪽의 계단으로 내려오면 지난 1년간 저지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7분 정도 계단을 오르자 웅장한 동굴이 등장했다. 위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상황이라 엄청 습했다.
첫번째 계단을 다 오르니 메인 사원이 나왔다. 무슨 의식 같은걸 하고 있어서 한참을 바라봤다.
메인 사원 뒤쪽의 짧은 계단을 하나 더 올라가면 하늘이 뻥 뚫려있는 놀라운 풍경이 나온다. 광각 카메라라서 다 담아올 수 없는게 너무 아쉬울 뿐.
계단 높이가 꽤 있어서 부모님께서 힘들어하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올라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아서(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부모님 모두 괜찮았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도 별로 멀지 않고, 사진으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으니, 쿠알라룸푸르 여행할 일이 생기면 꼭 방문하는걸 추천한다.
내려오는 길은 가이드님이 말씀해주신대로 미래를 의미하는 계단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원숭이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프링글스 통을 뒤지고 있었다. 그러고는 빈 통에 화가 났는지 동생 가방을 잡아채려고 했다. 다행이 별일은 없었지만, 종종 주머니에 든 음식을 훔치기 위해서 원숭이들이 가방을 빼앗으려고 하거나, 주머니를 뒤지려고 하는 일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당시엔 너무 무서웠지만, 어쨌거나 무사했으니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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